고려아연 분쟁 '바카라 디시 제한' 또다시 '뜨거운 감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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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분쟁 '바카라 디시 제한' 또다시 '뜨거운 감자'로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5.03.13 1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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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바카라 디시 제한' 영풍 의결권 제한 재추진
영풍, 바카라 디시 지분 YPC에 전량 넘겨
이달 말 정기주총 파행 불가피
첨예한 대립 속 법정 공방 장기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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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사진) 측은 오는 2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바카라 디시 제한에 따라 영풍 측 의결권이 제한된다고 주장한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이달 말로 예정된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바카라 디시 의결권 제한'이 다시금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아울러 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의칼자루가 다시금 법원의 판단 앞에 놓이게 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회장 측은 호주 자회사이자 주식회사인 선메탈홀딩스(SMH)가 영풍 지분 10.3%를 현물 배당받으면서 영풍에 대한 바카라 디시 의결권 제한이 부활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영풍·MBK파트너스는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을 신설 유한회사에 넘겨 바카라 디시 관계가 형성되지 않는다고 맞서고 있다. 동시에 "가능한 모든 조치를 동원하겠다"며 정기 주총 이후에도 법정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바카라 디시 의결권 제한은 한 회사가 다른 회사의 발행주식 총수의 10%를 초과해 소유하는 경우 그 다른 회사가 보유한 회사의 주식 등에 대해 의결권을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바카라 디시는 두 회사가 서로 상대방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현행 상법은 경영권 왜곡이나 순환출자 등을 방지하기 위해 바카라 디시 의결권을 제한한다. 실제 상법 제369조 제3항에 따르면 '회사, 모회사 및 자회사 또는 자회사가 다른 회사의 발행주식의 총수의 10분의 1을 초과하는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 그 다른 회사가 갖고 있는 회사 또는 모회사 주식은 의결권이 없다'고 명문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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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과 MBK파트너스 측은 바카라 디시 제한에 따른 의결권 제한은 불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사진은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오른쪽)과 강성두 영풍 사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崔 "바카라 디시제한 부활" vs 영풍·MBK "억지"

고려아연은 지난 1월23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영풍→고려아연→선메탈홀딩스(SMH)→선메탈코퍼레이션(SMC)'의 기존 구조에서 '영풍→고려아연→SMH→SMC→영풍'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만들며 바카라 디시 의결권 제한에 따라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25.40%)의 의결권을 제한했다.

그러자 영풍과 MBK파트너스 측은 최 회장이 탈법적인 출자구조를 만들었다고 비판하며 법원의 판단을 구했다. 지난 7일 법원은 "고려아연이 영풍의 의결권을 바카라 디시한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SMC가 주식회사가 아닌 유한회사라는 게 이유다.

여기에 영풍은 한 발 더 나아가판결 직후 보유하고 있던 고려아연 지분 전량(25.42%)을 신설 유한회사인 와이피씨(YPC)에 현물 출자했다. 더 이상 바카라 디시 관계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다. YPC는 유한회사라 바카라 디시 의결권 제한 규정을 받지 않는다.

최 회장 측은 반격에 나섰다.고려아연은 12일 SMH가 보유한 영풍 지분 10.3%를 현물배당 받는 방식으로 바카라 디시출자 고리를 변경했다. 법원이 SMC가 주식회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영풍·MBK의 임시주총 효력정기 가처분을 받아 들이자 SMC를 제외한 '영풍→고려아연→SMH→영풍'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순환출자 구조를 만들었다.

고려아연은 영풍 지분을 현물배당 받은 SMH가 호주 회사법상 명백한 주식회사에 해당하고 이는 고려아연과 영풍 사이 새로운 바카라 디시 관계 형성을 의미하기에 영풍의 의결권은 제한돼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또 고려아연 측은 영풍이 YPC에 고려아연 지분을 넘겨 바카라 디시 의결권을 봉쇄한 것이 이번 주주총회에선 효력이 없다고 봤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정기주총은 지난해 12월31일 주주명부를 기준으로 주주권리를 확정해 진행한다"며 "주주명부 확정 기준일 이후 고려아연 주식을 취득한 YPC는 이번 주총에서 주주로서 권리를 행사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SMH가 영풍의 주식을 10% 초과해 취득하기만 하면 바카라 디시 의결권 제한 요건이 충족된다는 게 법률 전문가의 의견"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 역시"이달 말 열리는 주주총회까지는 기존의 바카라 디시 제한 관계가 성립한다"고 주장한다.결국 다가오는 정기 주총에서도 상호 의결권 제한을 통해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하겠다는 의중을 읽을 수 있다.

영풍·MBK 측은 이런 주장에 대해 "최윤범 회장 측이 새로운 바카라 디시 관계가 형성돼 또다시 영풍의 의결권이 제한됐다는 억지 주장을 편다"며 "가처분 신청을 포함해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쓸 것"이라고 했다.그러면서 "SMH와 영풍은 바카라 디시 관계였던 적이 단 1초도 없으며 최 회장 측 주장은 궤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풍과 MBK 측의 주장을 정리하면 순환출자의 연결고리인 SMH가 정기주주총회 주주명부 기준일(2024년 12월31일)에 영풍 주식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았고, SMH가 영풍 주식을 보유한 현 시점엔 영풍이 고려아연 주식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기에 바카라 디시 제한에 따른 고려아연에 대한 의결권 제한은 불가능하다로 요약된다.

결국 바카라 디시 경영권을 둘러싼 최 회장 측과 영풍·MBK 측의 공방이 뜨거운 만큼 또다시 법원의 판단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바카라 디시은 오는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호텔에서 제51기 정기주주총회를 연다.

주요 안건은 이사 수 상한 19명 설정, 사내외 이사 선임,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을 위한 정관 변경 등이다.이사 수 19명 상한 안건이 부결될 경우 이사 수 12인과 17인 선임의 건 중 다수 득표 안건이 상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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